나의 인생 브랜드는 맥도날드


여러분들은 세계 최고의 브랜드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테슬라? 코카콜라? 에르메스? 맞습니다. 여러분이 떠올리신 많은 브랜드들이 최고의 브랜드라고 생각하셔도 무방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에게 최고의 브랜드는 무엇인가요? 오늘은 저의 인생 브랜드인 맥도날드에 대해서 말해보고자 합니다.


10대에 처음 만난 새로운 음식

맥도날드를 처음 만난 것은 초등학생 때였습니다. 그 때 패스트푸드라는 것을 처음 보았고, 신기하고 놀라왔습니다. 그 때까지 간 식당이라고는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OO회관"같은 고기집이나 중국집이 전부였거든요. (남아있는 제 기억에는) 눈이 부실 정도로 밝은 조명과 컬러에 완전 빠져들고, 놀이공원에 온듯한 분위기에 정신이 쏙 빠졌죠. 게다가 햄버거와 감자튀김, 콜라는 당시 부산에서 흔히 먹는 메뉴들이 아니었습니다. 그런 경험이 초등학교를 지나 중학생,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이어졌습니다. 학창시절의 맥도날드는 친구들과 떠들고 놀기에 최고의 장소였습니다. 거기만큼 자유로운 곳이 없었거든요.



대학시절의 밤을 함께한 곳

대학교를 서울로 가게되었고, 거기도 맥도날드는 있었습니다. 학교 과제로 밤을 지새우고, 허기진 배를 채우러 가는 곳이었고, 친구들과 밤을 새며 놀다가 집에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가는 곳이기도 했죠. 무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에 누군가를 기다릴 때 가는 장소도 맥도날드였습니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는 제가 부담없이 있을 수 있는 장소였습니다. 과제를 뒤늦게 끝내고 새벽 3시에 시원한 밤바람을 맞으며 걸어가던 기억이 아직도 강하게 남아있습니다.



프리랜서의 제2사무실

직장 생활을 그만두고 시작한 프리랜서는 완전히 다른 생활이었습니다. 영업과 미팅을 다녀야 했고, 식사를 제 시간에 하기에는 쉽지 않았죠. 게다가 초기만 하더라도 수입이 안정적이지 않아 식사를 매번 밖에서 먹는 것도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래서 몇 년 동안 지겹도록 매일 맥도날드 햄버거와 맥모닝을 먹었습니다. 운전하면서 햄버거를 꾸역꾸역 먹고, 천 원 짜리 드립커피를 마시며 프리랜서 생활을 이어나갔습니다. 바쁠 때는 맥도날드에서 컴퓨터를 펼쳐 놓고 작업해서 전달하곤 했습니다. 그 당시는 프리랜서의 삶이 힘들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맥도날드가 아니었다면 그만큼 일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내 주위에 있던 맥도날드

객관적으로 말하자면 맥도날드 햄버거의 맛이 뛰어난 것은 아닙니다. 서비스가 좋은 것도 아니죠. (네이버 리뷰 평점만 봐도 저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맥도날드를 좋아합니다. 왜냐하면 내가 부자이든 가난하든, 나이가 많든 적든, 아침 일찍 오든 모두가 잠든 밤에 오든 언제나 맥도날드는 열려있다는 것을 알거든요. 10대부터 만나온 맥도날드는 40대가 된 지금도 그대로 있고, 언제나 똑같이 햄버거를 팔고 있습니다. 제 기억에서 맥도날드를 뺀다면 어떻게 될까요? 어린 시절의 놀라웠던 감정도 사라지고, 친구들과 고민 없이 떠들던 순간도 사라지고, 대학생 때의 밤새 과제에 쏟아붓던 노력도 사라질 것입니다. 

세상에는 브랜드의 종류 만큼이나 목표나 가치도 다양합니다. 아이폰처럼 세상을 바꾸는 새로운 것을 향하는 브랜드도 있고, 최고의 품질과 가치를 향한 럭셔리 명품도 있습니다. 이런 것들끼리 우열을 가릴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세상의 사람만큼 각자 추구하는 가치도 다양합니다. 그렇다면 당신에게 인생 브랜드는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