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 Life]넘어야 하는 당연한 일들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일하는 장점 중 하나는 여러 클라이언트와 만나는 것입니다. 다양한 분야와 시선, 생각을 들으며 몰랐던 것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그 중에 제조업체 H사의 대표님과 미팅하면서 나누었던 대화는 여러 면에서 인상이 깊었습니다. 그 대표님은 특수기계 제조회사로 20년 넘게 경영하시며, 대통령상도 받았을 정도로 건실하게 사업을 이끌어오신 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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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의 카탈로그 제작 건의 미팅으로 H사에 방문을 드렸던 것이었는데, 대표님과 미팅을 하면서 의아한 점이 많이 하는 질문은 하지 않으셨습니다. 보통의 최고의 퀄리티나 합리적인 가격을 이야기하며 비교하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대표님은 담담히 이렇게 얘기하셨습니다.


“그 부분은 담당 직원이 따로 얘기드리겠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오히려 사업을 이끌어 오면서 있었던 일의 얘기를 듣다 보니 흥미진진해서 계속 듣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쉬웠던 일도 이야기하였습니다.

당장 자금이 급한 것이 아닌 일이었는데도 숫자에 정신이 팔려 일을 그르친 적이 있었다고 하셨죠. 숫자가 높으면 내가 이긴 것 같고 더 많은 돈을 번 것 같았는데 지나고 보니 그게 꼭 그렇지 않더라는 것이었습니다.비용이나 원가와 같은 이야기와는 약간 다른 경영에 대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자신의 회사의 핵심은 특수한 기계 설비가 필요한 고객의 니즈를 실현하는 기술로 승부하는 것인데, 대표로써 회사를 경영하다 보면 핵심과 가깝지 않은 일을 해야 하는 경우도 많고, 이런 일의 숫자에 정신을 빼앗기면 정작 핵심에서 벗어나 버린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장의 거래에서 100원을 더 가져가겠다고 이래저래 하다 100원을 가져가면 당장 기분은 좋고 승리했다는 기쁨도 있지만, 오랫동안 사업을 경영하다 보니 100원을 가져가지 않고 두었더니 그것이 투자처럼 되어서 나중에 10배, 100배로  돌아오는 일도 생겼다는 것이죠. 그런 일을 경험해보니 눈 앞의 숫자가 전부는 아니라는 말을 하셨습니다.


제가 사업을 시작한 지 이제 5년차라 말하자,


“그럼 한 고비 넘기셨겠네요?”


하시기에 어떻게 아셨냐고 여쭤보았습니다.


“원래 3년차 즈음에 한 번 옵니다. 그리고 5년차 즈음해서 또 한 번 겪으실꺼에요. 그런데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살아남으신 분들은 다 그 고비를 넘어서 온 분들이에요. 사장님만 겪는 그런 일이 아닙니다. 당연히 넘어야 하는 일입니다.”


사업을 시작한 후에 겪었던 첫 고생에서 어떻게 그 시기를 지나왔는지 기억이 잘나지 않습니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하루를 어떻게든 버티면서 넘어왔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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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사의 대표님 말대로 고비는 모든 사람들에게 오고, 남은 사람들은 그걸 넘어온 사람들일 것입니다. 내게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당연히 달성해야 할 목표라고 생각을 바꿔보세요. 

결국 고비는 모두에게 올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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